연준, 다섯 번째 연속 동결…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연준, 다섯 번째 연속 동결…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결과는 동결, 그러나 표결이 이상했다
한국시간 7월 30일 새벽 3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 3월, 4월, 6월에 이어 다섯 번째 연속 동결이자, 케빈 워시 의장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 동결 결정이다. 시장 예상 범위 안이었던 만큼 발표 자체는 그리 놀랍지 않았다.
진짜 흥미로운 건 표결 결과다. 위원 12명 중 9명이 동결에 찬성했지만,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 회의에서는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파 목소리가 한 달 사이 눈에 띄게 커진 셈이다.
왜 갑자기 인상론이 힘을 받았나
이번 회의를 앞두고 시장은 이례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동결 가능성이 90%에 육박했는데, 회의 직전에는 68.5%까지 낮아지고 인상 가능성이 31.5%까지 치솟았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도 일주일 만에 인상 확률이 12%에서 30%대로 급등했다.
배경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 다른 하나는 워시 의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정책 신호)를 사실상 폐기하면서, 시장이 연준의 다음 카드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다행히 회의 직전 주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소강되고 유가도 급락하면서 확전 우려는 다소 잦아들었고, 6월 근원물가(CPI 3.5%)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둔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동결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연준 내부도 갈라졌다
이번 회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연준 위원들 사이의 인플레이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리사 쿡 이사는 추가 긴축 필요성을 언급한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시 의장 체제에서 위원들 간 시각차가 이렇게 표면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 9월 회의를 앞두고 연준 내부 논쟁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로 시장은 벌써 다음 스텝을 저울질하고 있다. 7월 24일 기준 9월 회의에서 최소 25bp 인상 확률은 약 82%, 누적 50bp 인상 확률도 25%대로 반영됐었다. 물론 이번 동결 이후 이 수치는 다소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의 기본 전제가 '금리 인하 시작'에서 '인상 재개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흐름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 입장에서 체크할 부분
이번 동결로 한미 금리차는 상단 기준 1%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당장 급격한 자본 유출 압력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지만, 문제는 방향성이다. 만약 9월 이후 연준이 정말 인상 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한미 금리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고, 이는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국내 증시가 이번 동결 발표에도 '고금리 장기화' 부담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리하며
이번 FOMC의 핵심은 '동결'이라는 결과보다 '왜 이렇게 인상 쪽 목소리가 커졌는가'에 있다. 유가발 인플레이션 재부상, 워시 의장의 불확실한 포워드 가이던스, 그리고 위원들 간 심화되는 시각차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이제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9월 회의를 지켜보는 국면으로 넘어갔다. 당분간은 유가와 물가 지표 하나하나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