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현직자가 보는 K-산업과 글로벌 경제] 4편 — 조선소에 사람은 없는데, 중국은 LNG선까지 쫓아온다
**[조선업 현직자가 보는 K-산업과 글로벌 경제] 4편 — 조선소에 사람은 없는데, 중국은 LNG선까지 쫓아온다**
1~3편에서 카타르 LNG 터미널 피격, 2분기 실적, 마스가(MASGA) 투자를 다뤘는데, 오늘은 현장에서 매일 체감하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바로 "사람"이다. 일감은 역대급으로 쌓여 있는데 정작 그 일을 할 숙련공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요즘 현장에서 자주 나온다. 그리고 그 공백을 조선 3사가 하나같이 "로봇과 AI"로 메우려 하고 있다는 걸 자료를 찾아보며 새삼 체감했다.
**1. 일감은 쌓이는데, 사람이 없다**
1편과 2편에서 다뤘듯 조선 3사는 수주잔고 200조원을 넘긴 12년 만의 슈퍼사이클을 맞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물량을 소화할 숙련공은 계속 부족한 상황이다. 숙련 기능인력의 고령화, 인건비 상승, 조선업 기피 현상이 겹치면서 현장에서는 구인난이 상시화돼 있다. 나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분인데, 호황기일수록 오히려 "일할 사람을 못 구해서 일정이 밀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2. 조선 3사가 일제히 꺼낸 카드, 자동화**
그래서 조선 3사는 하나같이 자동화·AI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디지털 트윈과 AI, 빅데이터로 설계·생산·운영 데이터를 연결해 작업 순서와 생산계획을 최적화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며, AI 전담조직을 본부급인 'AIX추진실'로 격상시켰다. 2030년까지 생산성 30% 향상, 선박 건조기간 30% 단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한화오션은 올해 약 1,600억원, 2030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를 자동화·디지털화에 투자할 계획인데, 드론과 IoT 센서, 2021년 거제에 구축한 디지털 생산센터를 통해 해상 시운전 선박을 육상에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피지컬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의 조선소 적용 가능성까지 검증하고 있다. 내가 속한 삼성중공업은 자동화 장비·로봇 90종 이상을 자체 개발해 현장에 투입했는데, 로봇 기반 자동 용접 시스템으로 작업 효율을 약 30%끌어올렸고, 2030년까지 24시간 운영 가능한 무인·자동화 조선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3. 왜 이렇게 서두를까 — 답은 중국이다**
이렇게 투자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중국의 빠른 추격이 있다. LNG운반선처럼 기술 난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는 그동안 한국의 독무대였는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2021년에는 중국에서 대형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후둥중화조선 1곳뿐이었는데, 지금은 양쯔장조선·장난조선·다롄조선·중국초상공업 등 5곳으로 늘었고, 헝리중공업까지 자체 투자로 LNG선 건조에 뛰어들면 6번째가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2026년 상반기 글로벌 LNG선 발주 점유율은 한국이 65.5%로 중국(34.5%)을 앞서고 있지만,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게 체감되는 흐름이다. 전체 선박 수주량으로 보면 이미 작년 기준 중국이 63%를 차지해 한국을 크게 앞서 있다. 결국 "숙련공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술 난도가 높은 영역까지 중국이 쫓아오는" 이중 압박 속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자동화·AI 투자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판단으로 보인다.
**4. 현직자로서 드는 솔직한 생각**
나는 선박 건조의 첫 공정인 마킹(강재에 치수와 절단선을 표시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분야도 자동화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불안보다는 "숙련도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쪽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단순 반복 작업은 로봇과 자동화 장비가 맡고, 사람은 예외 상황 판단이나 품질 검증, 시스템 운영 쪽으로 역할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이 전환이 매끄럽게 이뤄지려면 재교육과 숙련공 처우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계속 지켜볼 부분이다.
**5. 제가 보는 체크포인트**
첫째, HD현대·삼성중공업의 2030년 생산성 목표(각각 30% 향상)가 실제로 중간 지표에서 어떻게 달성되고 있는지. 둘째, 한화오션의 휴머노이드 로봇 검증이 실제 상용화 단계로 이어지는지. 셋째, LNG선 발주 점유율에서 한중 격차가 앞으로도 축소되는 속도. 넷째, 자동화 투자가 실제 인력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계속 지켜보려 한다.
**요약**
조선 3사는 수주잔고 200조원의 슈퍼사이클 속에서도 숙련공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제히 자동화·AI 투자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2030년 생산성 30% 향상·건조기간 30% 단축을,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3,000억원 규모 투자와 휴머노이드 로봇 검증을, 삼성중공업은 자동용접으로 효율 30% 향상과 2030년 무인 조선소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투자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LNG선 분야까지 빠르게 따라붙는 중국의 추격(2021년 건조 조선소 1곳→현재 5~6곳)이 있다. 현직자로서는 이 흐름을 일자리 위협보다는 숙련도의 역할 변화로 받아들이되, 재교육과 처우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
*본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